공포게임을 싫어하는 사람이 Outlast를 엔딩까지 본 솔직 후기

이미지 출처: Red Barrels 공식 홈페이지

솔직히 말하면 나는 공포라는 장르 자체를 정말 싫어한다.

게임은 물론이고 영화, 방송, 유튜브 영상까지 공포가 들어간 콘텐츠는 대부분 피하면서 살아왔다. 누군가는 스릴을 즐긴다고 하지만 나에게 공포는 즐거움보다는 스트레스에 가까웠다.

그래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무서운 것들은 최대한 피해왔다.

그런 내가 왜 Outlast를 플레이하게 되었을까?

사실 이유는 굉장히 단순했다.

바로 친구와의 내기 때문이었다.


친구와의 자존심 싸움으로 시작한 게임

당시 나는 베스트프렌드와 함께 협동게임을 자주 하고 있었다.

그날도 평소처럼 게임을 하며 놀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친구가 계속 도발을 하더라.

장난처럼 시작된 대화는 어느새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결국 나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럼 각자 공포게임 하나 해서 누가 먼저 엔딩 보는지 내기하자.”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더 웃긴 건 그 친구도 공포를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그렇게 우리는 내기 조건까지 정했다.

  • 밤에만 플레이하기
  • 중도 포기 금지
  • 먼저 엔딩 보는 사람이 승리

그리고 그렇게 시작하게 된 게임이 바로 Outlast였다.


시작하자마자 끄고 싶었다

솔직히 게임을 실행한 순간부터 후회했다.

진짜로 끄고 싶었다.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하기 싫었다.

그런데 문제는 친구에게 지기 싫었다는 것이었다.

그 자존심 하나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게임을 진행했다.

처음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어두운 복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긴장감.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은 하나였다.

“여기서 빨리 나가고 싶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게임은 계속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었다.


가장 무서웠던 장면은 없다

공포게임 이야기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어디가 제일 무서웠어?”

그런데 Outlast는 이 질문에 답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특정 장면이 무서웠던 것이 아니라 게임 전체가 무서웠기 때문이다.

정말 모든 순간이 무서웠다.

조금만 방심하면 갑자기 무언가 튀어나오고,

겨우 안심하려고 하면 또 다른 위험이 나타난다.

도망치는 순간도 무서웠고,

숨어있는 순간도 무서웠고,

심지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복도를 걸어가는 순간도 무서웠다.

그래서 솔직히 게임 내용은 자세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그만큼 무서움 자체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게임을 하면 스토리나 장소가 기억나는데 Outlast는 달랐다.

나는 그냥 계속 긴장하고 있었던 기억만 난다.


야간투시경은 나의 생명줄이었다

Outlast를 플레이해본 사람이라면 야간투시경 시스템을 알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요소 중 하나다.

사람들은 단순한 게임 시스템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달랐다.

야간투시경은 그냥 생명줄이었다.

정말 세상에 하나뿐인 내 편 같은 존재였다.

불이 꺼진 공간에서는 야간투시경이 없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배터리가 줄어들 때마다 긴장감이 엄청나게 올라갔다.

“배터리 떨어지면 어떡하지?”

“지금 꺼지면 진짜 끝인데?”

이런 생각을 계속 하면서 플레이했다.

어쩌면 게임 속 괴물보다 배터리 부족 경고가 더 무서웠는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최악의 조건을 만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는 정말 바보 같은 조건으로 게임을 했다.

내기 조건 때문에 밤에만 플레이했다.

심지어 불도 전부 꺼놓았다.

헤드폰도 착용했다.

공포게임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최악의 환경을 스스로 만든 것이다.

그렇게 약 일주일 동안 밤마다 Outlast를 플레이했다.

한 번 시작하면 긴장감 때문에 오래 하지도 못했다.

중간중간 쉬어가면서 진행해야 했다.

특히 저장 지점이 나올 때마다 안도감이 들었다.

저장하고 나서 잠시 심호흡을 한 뒤 다시 시작하곤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게임을 한 것이 아니라 생존훈련을 한 느낌이다.


그런데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완성도

아이러니하게도 게임은 정말 잘 만들었다.

분위기.

사운드.

스토리.

연출.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찾아오는 공포.

모든 요소가 굉장히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나는 원래 공포를 싫어한다.

그래서 더 무섭게 느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Outlast가 훌륭한 공포게임이라는 사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플레이하면서 계속 느꼈다.

“이건 재미가 없을 수가 없는 게임이구나.”

물론 동시에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

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결국 내기의 승자는?

결과부터 말하면 내가 이겼다.

사실 실력 때문은 아니다.

알고 보니 친구가 나보다 공포를 더 싫어하더라.

플레이 자체를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였다.

결국 나는 무서움을 참고 엔딩까지 갔고 친구는 중간에 많이 힘들어했다.

덕분에 내기에서는 승리할 수 있었다.

게임을 클리어하고 나서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후련함이었다.

손을 보니까 땀이 흥건했다.

그만큼 게임 내내 긴장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조금 자랑스럽더라.

무서워서 몇 번이나 끄고 싶었던 게임을 결국 엔딩까지 봤다는 사실이 말이다.


총평

Outlast는 내가 지금까지 플레이해본 공포게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이다.

그 이유는 단순히 무서워서가 아니다.

게임이 가진 공포의 완성도가 정말 뛰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추천 대상은 명확하다.

공포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강력 추천.

하지만 나처럼 공포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신중하게 생각해보길 바란다.

물론 엔딩을 보고 나면 엄청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다시 플레이할 생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내 인생 최고의 공포게임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아마 Outlast를 말할 것 같다.

한줄평

다시는 하고 싶지 않지만, 지금까지 해본 공포게임 중 최고였다.


이미지 출처: Red Barrels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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